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8월 25일부터 진행 중인 김구림(1936~ ) 작가의 회고전, <김구림>전 관련 기사

[노형석 기자, 2023. 08.29., '원로 미술가, 초대전 열어준 국립미술관 공개 성토... 왜 이 지경까지', 한겨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김구림 작가의 회고전 <김구림> 전의 포스터

 

"미안하지만 이번 전시에는 아방가르드적인 작품은 하나도 없습니다. 내가 하고자하는 것은 세월이 반세기가 되도록 과거에 했던 작업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었는데, 당시 설치 뒤 철거됐지만 40년 지난 오늘에 와서는 설치 자체도 못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

 

김구림 작가가 재연하고자 했던 작품은 <현상에서 흔적으로: 경복궁 현대미술관을 묶는 장면>(1970)으로 옛 국립현대미술관의 외관을 흰 천으로 묶는 퍼포먼스였다. 그는 30cm 폭의 흰 광목천으로 미술관 전체를 묶어내고 '900만원'이라는 작품 값을 매겨놓음으로써 미술관 전체를 작품화하였다. 기성 미술을 대표하는 미술관을 마치 시신에 염을 하듯이 천으로 묶은 퍼포먼스는 구식의 관념과 작별하고 새로운 것을 지향하고자 하는 작가의 전위적 정신을 표현한다.

 

<현상에서 흔적으로: 경복궁 현대미술관을 묶는 장면>(1970)

 

"내가 할말이 없습니다. 이따가 전시장 작품을 한 번 보십시오. 고리타분한 그런 것만 늘어놨다. 너무 미안하다. 여러분께, 새로운 파격적인 그런 작품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너무 죄송합니다. 내가 작가라고 어디가서 얼굴을 내밀 수도 없는 부끄러움이 있습니다."

 

'재연을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다'는 미술관 측과 '여러 행정적 제약 때문에 핵심 출품작의 전시가 제한되었다'는 작가측의 입장 대립이 팽팽하다. 사실 관계가 어찌되었든, 직접 다녀온 감상으로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전시품을 연대 별로 나열하는 것에 치중한 나머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제시하는 데는 실패한 인상이 강했다. 언제나 전위적으로 남고자 하는 김구림의 작가로서의 태도가 되려 돋보이게 된 해프닝이다. 평생에 걸쳐 자신의 예술 세계를 변용시켜 온 대가들의 완고함에는 예술의 본질이 담겨 있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music/1106155.html

 

원로 미술가, 초대전 열어준 국립미술관 공개 성토…왜 이 지경까지

울림과 스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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